- 김회재 “동부권 주자론·통합론” 재차 강조…“주철현이 추진한 엑스포장 매각·비전 부재” 직격
- 주철현 측 ‘출몰 못하게 시민 동원’ 공세 주장까지…검사 시절 서민 능멸 논란, 두 사람 모두에 부메랑
[여수/시사호남] 조용호 기자= 내년 전라남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여수의 ‘검사 출신 양강’인 김회재 전 국회의원(여수을)과 주철현 국회의원(여수갑)의 갈등 구도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회재 전 의원이 시사호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남지사 출마를 굳히고 있다”고 재차 밝히며 동부권 주자론을 전면에 내세우자, 지역정치권에서는 “결국 김회재 vs 주철현,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인터뷰에서 주철현 의원 측을 직접 겨냥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최근 여수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신에 대한 공세와 관련해 “저번에 주철현 쪽이랑 해서, 제가 정치판에 못 나오게 하려고 자꾸 시민 동원해서 이상한 짓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이게 점점 노출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전 의원은 그동안 SNS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정치적 공격이 반복되면서 어쩔 수 없이 대응에 나서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주철현 의원 측이 조직과 시민을 동원해 김 전 의원의 정치 활동을 견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향후 두 사람 간 갈등이 공식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다.
여수 엑스포장 활용 문제는 두 사람의 노선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김 전 의원은 인터뷰에서 여수엑스포장 매각 과정을 거론하며, 사실상 주철현 의원의 판단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엑스포장은 관광·MICE 복합 거점으로 만들 수 있는, 전국 어디에도 없는 보물 같은 부지다. 그런데 능력이 안 되니까 ‘우리 힘으로는 안 되니 팔아치우자’라는 선택을 한 것이다”고 주 의원을 비난했다.
김 전 의원은 컨벤션센터, 바다 위 오페라하우스, 국제회의·국제행사 유치 등 구체적인 구상을 언급하며, ‘팔아버린 엑스포장’에 대한 아쉬움과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반면 주철현 의원은 당시 엑스포장 매각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항만공사 이전 등을 포함한 별도의 구상을 내세웠고, 이 과정에서 광양 시민단체와의 충돌·여수 지역 여론 분열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노선 차이는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결국, 김회재는 “엑스포장 살려서 미래 먹거리 만들자”, 주철현은 “현실적인 매각·이전·재편”을 선택했던 만큼, 향후 전남지사 선거 과정에서 엑스포장 문제는 ‘비전 vs 매각’ 프레임의 핵심 쟁점으로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표면적으로 김 전 의원은 “갈등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선거는 도민에게 더 설득력 있는 비전과 신뢰를 주느냐의 경쟁이다. 누구를 떨어뜨리기 위한 출마는 안 된다. 그런 식으로 선거하면 정치생명 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인터뷰 내용을 들여다보면, 동부권 단일화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를 놓고 이미 치열한 신경전이 시작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 전 의원은 서부권에서는 김영록 지사, 신정훈, 이개호 등 여러 인물이 포진해 있다고 언급하면서, 동부권 후보로는 “주철현과 자신 둘뿐”이라는 구도를 명확히 했다.
김 전 의원은 또 다른 인터뷰에서 “주철현 의원은 호남 정치를 이끌어갈 리더십은 아니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한 바 있다.
이번 시사호남 인터뷰에서는 직접적인 표현을 다소 자제했지만, 엑스포장 매각, 동부권 의료·관광·산단 비전 부재, 동부권 통합론에 대한 인식 차이 등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주철현 의원의 리더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즉, “나는 동부권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메가시티 전략을 제시하는 사람”, 반면 “주철현은 여수 내부 문제, 엑스포장 처리 등에서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인물”이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던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두 사람 모두 검사 출신이라는 점은 여수와 전남 민심의 또 다른 고민거리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검찰 권력을 손에 쥐고 서민과 약자를 몰아붙였던 사람들이, 이제는 정치인이란 이름으로 ‘서민’을 말하고 있다. 검사 시절 실적 위주의 수사 관행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었는데, 그 책임에 대한 성찰이나 설명은 어디 있느냐”는 냉소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른바 “서민을 능멸하고 자신의 영달에만 몰두했다”는 여론이, 사실 여부와 별개로 두 후보군 모두를 향해 동시에 쏟아지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여수·동부권 민심은 “김회재냐, 주철현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또 다른 검사 출신 도지사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시사호남은 앞으로 김회재·주철현 두 사람의 행보, 양측 캠프의 공식·비공식 메시지, 검사 출신 후보들에 대한 동부권 민심 흐름을 추가 취재를 통해 연속 보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