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불교 공예사의 기준작…사찰 생활문화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

[무안/시사호남] 조용호 기자= 전라남도가 지역의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담양 보리암명 철제 수정(潭陽 菩提菴銘 鐵製 水井)’을 도 지정문화유산(유형)으로 새롭게 지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남도 지정문화유산-담양 보리암명 철제 수정. [사진=전남도]
전남도 지정문화유산-담양 보리암명 철제 수정. [사진=전남도]

이번 지정은 조선 후기 불교 공예사의 기준작으로 평가받는 유물로,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가 모두 뛰어나며 당시 사찰의 생활문화와 장인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담양 보리암명 철제 수정’은 사찰 내 생활용수와 방화수를 저장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표면의 명문(銘文)을 통해 제작 연대(1803년)와 사용 사찰, 제작자, 화주승의 명단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또한 일반적으로 석재를 사용하던 수정(石槽)과 달리, 보기 드문 원형 철제 구조를 지닌 조형물로서 조선 후기 금속 공예 기술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으로 평가된다.

강효석 전남도 문화융성국장은 “이번 지정은 조선시대 사찰의 생활문화와 전통기술이 어우러진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역의 숨은 문화유산을 적극 발굴하고, 역사문화자원의 체계적 보존·활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는 ‘고흥 무열사 소장 고문서(高興 武烈祠 所藏 古文書)’를 도 지정문화유산으로 예고했다.

이 고문서는 임진왜란 당시 공을 세워 선무원종공신 1등에 책록된 진무성(陳武晟, 1566~1638)과 그 일가 5세대에 걸친 문서로, 조선 후기 무반 가문의 활동과 향촌사회를 이해하는 데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전남도는 앞으로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전남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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