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러 4개국 참여… 자연기반해법(NbS) 모델의 세계 확장과 ‘흑두루미 하늘길 보전’ 협력 논의

[순천/시사호남] 조용호 기자 = 순천시(시장 노관규)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과 순천만습지에서 「2025 순천만 흑두루미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동북아 멸종위기종 보호와 생태도시 협력 강화를 위한 국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만 안풍들에서 참석자 전원이 전봇대 철거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순천시]
순천만 안풍들에서 참석자 전원이 전봇대 철거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순천시]

이번 심포지엄은 ‘동북아 흑두루미 보호와 국제협력’을 주제로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생태·조류 전문가와 국제기구, 시민단체, 지방정부 관계자가 참여해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 대응 전략, 자연기반해법(NbS) 실천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5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순천시·국제두루미재단·한국조류학회·한국물새네트워크 간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4자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이어 노관규 순천시장은 기조연설에서 2009년 순천만 농경지 전봇대 282개를 철거하고 62ha 흑두루미 서식지를 조성한 순천의 ‘자연기반해법 모델’을 소개하며, “순천은 자연을 지키는 도시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실천해온 도시”라고 강조했다.

6일 순천만 안풍들 일원에서 ‘흑두루미 서식지 확대를 위한 전봇대 철거 행사’가 진행됐다. 

한·중·일·러 4개국 전문가와 시민단체,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생태 회복을 행동으로 기념하는 상징적 실천 행사가 됐다.

순천시는 올해까지 안풍들에서 전봇대 49개를 추가 철거하고 50ha 규모의 환경저해시설 없는 서식지를 확장할 계획이다.

순천시는 2023년 여수·고흥·보성·서산 등 4개 지자체와 ‘흑두루미 하늘길 보전 협약’을 체결했고, 2025년에는 국내 기초지자체 최초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가입을 완료해 국제 협력 기반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순천은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구축을 추진하며 흑두루미의 이동 경로와 월동지 관리 체계를 넓혀가고 있다.

노관규 시장은 “흑두루미가 순천에 돌아오는 이유는 도시가 아닌 생명이 먼저인 선택을 우리가 했기 때문”이라며 “흑두루미의 회복 이야기가 이제는 전 세계 멸종위기종 복원의 공통 언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생태도시 순천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확고히 하고, 동북아 생태보전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하는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시사호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