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단위 힐링코스 많이 찾아 인기
[순천/시사호남] 김근철기자= 정원의 도시로 알려진 전남 순천에 가면 지난해 1000만명 가까운 관람객이 찾은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순천만국가정원이 ‘우주인도 놀러 오는 순천’ 을 주제로 정원을 다시 꾸며진 것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이에 못지않은 천국같은 민간정원도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실겁니다.
"순천만가야정원"은 순천만 갈대습지와 해룡면 와온 해변과 어우러저 석양이 아름다운 낙조며 살아숨쉬는 넓다란 갯벌 그리고 가을이면 춤추는 갈대의 향연을 볼수 있는 기막힌 정원입니다. 특히 순천만국가정원이 유료입장이이라면 가야정원은 무료입장이라 가족과함께 시원한 나무 그늘아래 담소를 나누며 간단한 식사와 차한잔의 시간을 가질수 있는 그야말로 무릉도원입니다.
땅 한 빼미가 있든 없든, 내 집 한 칸이 있든 없든 요즘 사람들은 꼭 갖고 싶은 공간으로 푸르름이 넘치는 정원을 꼽습니다. 그만큼 정원은 과부하된 도심속에 살고있는 우리 삶에 위로와 휴식을 주는 장소니까요. 헤르만 헤세도 말하지 않았던가요. “정원은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물러나 영혼의 평화를 지키는 장소”라고....., 그리하여 시사호남에서는 ‘자연이 가득한 그늘터’ ‘아름다운 순천만의 정원’ 특집으로 꾸며봤습니다.
자연을 좋아하고 나무와 꽃을 좋아해 자신의 삶 전체를 정원에 쏟아부은 사람이 있습니다. 전남 순천시 해룡면 농주리 순천만가야정원 유병천회장의 정원 예찬 이야기입니다. 그가 젊은시절 한참 일할 나이때는 조경사업도하고 부동산업을 했다가 나이 예순에 접어들어 평생의 꿈인 정원의 요정이 되어 농주리 해변의 정원지기가 된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요? 노관규순천시장이 그린 순천을 꿈꾸며 순천만국가정원을 만들어 순천을 일약 정원의도시로 발돋움하게 만들었다면 유병천의 순천만가야정원은 사랑의 꿈을 실현하는 정원사 일 것입니다.
노관규시장이나 유병천회장이나 그들이 정원으로 세기의 관심을 끌게 된 원동력은 자연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성이 그 바탕일 것입니다. 순천만가야정원지기 유병천회장은 "정원과 정원문화는 경제가 발전할수록 국민의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때론 삶에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이웃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라면서 “11년 동안 정성 들여 가꾼 가야정원이 순천시민의 휴식과 치유, 소통의 공간이 되고 정원문화 확산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순천만가야정원에 가면 사람이 앉아 있는 자리 위로 나뭇가지들이 드리워져 있고 2만평의 펄밭을 일구어 꽃과 나뭇잎이 자라 잔뜩 달린 나무가지가 사람의 머리 위로 높이 솟아 있어 한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오는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커다란 나무 덕분에 그 아래에 앉아 있으면 시원함을 선물로 받습니다.
주말 친척 결혼식이 있어 아들며느리 손잡고 언니동생들과 순천만가야정원을 찾은 노모는 마냥 행복하기 그지없다 말합니다.
순천만가야정원을 찾아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유병천회장을 큰나무 그늘로 부르곤 합니다. 빛은 직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햇빛이 강할 때 길을 걸으면 머리가 뜨거워지기 때문에 태양에서 오는 열을 머리가 직접 받습니다. 태양열을 받으면 물체의 온도가 올라가고 이렇게 열이 직접 이동하는 걸 복사인데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태양 복사 에너지가 햇볕이 뜨거울 때 모자를 쓰면 머리가 덜 뜨겁고 태양에서 오는 열, 즉 복사열을 모자가 막아 준 덕분인 것입니다. 바닷가 나무그늘 아래 딸 자식들과 손주들과 순천만가야정원을 찾아 휴식을 취하는 광양시민은 더없이 좋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유병천회장이 순천만가야정원에 심어 논 나무그늘에서 쉬는 사람들은 나무 그늘이 시원한 이유는 나무가 증산 작용을 해서 기공으로 식물의 남는 수분을 내보내는 현상이 나타나고 식물 내에 물이 많아지면 농도가 옅어져서 뿌리에서 물을 흡수하기 어렵고 그래서 적당량 이상 남은 물은 모두 기공으로 내보내어 이렇게 기공을 통해 공기 중으로 나오면서 물은 수증기로 증발됩니다.
그런데 물이 수증기로 변하려면 열이 필요해서 주변의 열을 빼앗아 가고 이렇게 액체가 기체로 변할 때는 꼭 열이 필요하고 이 열을 증발해서 증산 작용이 일어나는 나무 주변의 기온은 주변보다 낮고 증산 작용은 햇볕이 강하고 온도가 높을수록 활발해 여름날 나무 그늘에 있으면 시원하다고 말합니다.
화면을 자세히 보시면 커다란 고목에 붉은 꽃과 잎이 가득 피어 있고 가늘게 뻗은 가지에는 백일홍의 붉은 꽃봉오리와 하얀 밥꽃이 피어 있어 사람들이 앉아 있는 의자 주위에도 잡풀과 이끼들이 있어 이 많은 잎이 증산 작용을 할 테니 그 주변은 정말 시원하기 그지없습니다.
인간사회가 도시라는 개념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반 산업화 이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도시가 발전하면서 ‘스프롤(Sprawl) 현상(도시가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주변으로 무질서하게 확대되는 현상)’으로 인해 인간이 도시의 흐름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부터입니다. 세상이 급속도로 산업화 붐이 일면서 인류의 삶은 윤택하게 개선되었지만, 한편에서는 환경 파괴, 인간성 상실에 의한 범죄율 증가, 빈부의 차이에서 오는 사회갈등과 같은 문제들도 껴안게 되었습니다.
그 바탕에는 우리의 삶이 점차 타의에 영향을 받는다는 문제와 농경사회처럼 계절에 따라 작업 시기를 맞추다가 산업화의 시계를 따르다 보니 삶의 스케줄이 다른 시스템의 영향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큰 이슈로 등장한게 바로 환경입니다. 자연환경을 찾다 지난해 친구들과 이곳을 와보고 너무 좋아 올해에는 남편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올해 다시 찾았다는 부부의 다정한 모습입니다.
도시를 위한 휴식 공간은 3가지 구분하는데 물리적 영역(Rest), 심리적 영역(Repose) 그리고 정신적 영역(Experience)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영역들은 개인적 공간, 공적 공간, 휴식 공간으로 다시 나뉩니다. 이중 개인적 공간과 공적 공간은 스프롤 현상으로 확장되지만 휴식공간은 오히려 다른 영역에 의해 감소되기에 유지를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합니다.
물리적 영역으로서 휴식 공간의 취지는 바로 제로 영역, 제로 시간 그리고 제로 계획이고, 숫자로 말하면 ±0으로,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어디에나 속하는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비무장지대 같은 ‘비 기능 영역’이 되는 것입니다. 이를 우리는 ‘완충영역’이라 부르기도 한다. 좋은 도시일수록 이러한 영역을 갖고 있습니다.
공원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 영역이 하는 기능이 바로 도시의 휴식 공간입니다. 로마에는 Villa Doria Pamphili, 뉴욕에는 Central Park 그리고 런던에는 Hyde Park 등이 있습니다. 공원이 계획적으로 등장한 것은 근대시대로, 프랑스식 정원과 영국식 정원 등이 있습니다.
공원이 갖춰야 하는 요건 중 하나가 바로 다른 영역으로부터의 시각, 청각, 물리적 분리입니다. 물리적 영역은 인간을 위한 휴식 공간이기도 하지만 자연 동식물에게는 녹지로서 삶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녹지는 반드시 연결되어 있어야만 인간과 동식물에게 가치가 있습니다.
심리적 공간으로서 휴식과 유사한 요소는 바로 고요함입니다. 고요는 ‘적막’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규칙적인 어떤 소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휴식공간은 타 영역과 청각적으로 분리 되도록 시도합니다. 공원의 경우 경계선으로 숲이나 울타리를 조성하여 방음벽처럼 사용하기도 하고, 자연의 소리나 분수 등을 이용하여 소리를 중화하기도 합니다.
소리는 집중을 유도하기 때문에 휴식 공간에서 소리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휴식 공간의 사용자들이 스스로 시각적인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정신적 영역으로서 휴식 공간은 경험입니다. 윌리엄 W. 카우텔은 공간의 경험 방법으로 육체, 감성 그리고 지성을 소개했습니다.
육체적 경험은 건축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며 가장 먼저 만족시켜야 합니다. 감성적인 경험은 상식을 동반하는 경험으로 미술관이나 박물관 또는 음악회 같은 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얻는 휴식을 말합니다. 지성적 경험은 지식을 요구하는 경험입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통한 휴식의 방법도 있기 때문입니다.
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인 것만이 아닙니다. 휴식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음에서 출발합니다. 훌륭한 건축가는 물리적 방법을 통해서만 작업하지 않습니다. 건축이 인간을 위한 심리학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공간에서 어떠한 방법으로든 의도적인 휴식을 얻을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어 작업합니다. 그것이 바로 완충 영역의 성격을 갖고 있는 ‘제로 영역’입니다.
순천만가야정원지기 유병천회장은 순천시가 순천시민뿐만아니라 여수, 광양 등 동부지역민의 유일한 휴식공간이 이곳을 민간공원으로 지정해줄것을 요구합니다.
정원은 사람이 사는 공간에 조성한 인공자연입니다. 멀리 떨어져있는 자연이 가진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가까운 곳에서 즐기기 위해서 만든 것이 정원인 것입니다. 따라서 정원에는 나무와 풀 그리고 물과 돌이 중요한 요소가 됨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자연의 순환체계나 자연이 가진 신비스러운 생명력을 드러내기도 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우리들에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정원이야말로 인류역사상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상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거에 만들어진 정원은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궁궐이나 사대부가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지 무지렁이 민초들에게 정원이라는 존재는 상상과 동경의 대상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던 정원이 현대로 오면서 서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소위 공공정원이라는 개념이 생겨나면서 부텁니다.
공공정원이라는 것은 순천만국가정원처럼 불특정 다수를 위해서 조성한 정원을 말합니다. 조성주체는 정부이거나 지방자치단체, 혹은 기업이나 개인일 수도 있으며, 그것의 규모나 위치, 형식은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공공정원은 공원일 수도 있고, 도시 숲일 수도 있으며, 아파트에 조성한 특화정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공공정원이라는 것은 그저 누구라도 주인이 될 수 있고,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최근에 정원이라는 개념이 과거와는 달리 공공정원으로 바뀌어가면서 도시에 조성한 공원이나, 아파트단지의 조경공간이 새롭게 변신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도시공원이라는 것은 법적으로 조성되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자체에서 조성하고, 시민들은 무심하게 이용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조성방식도 심미성보다는 기능성이 우선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도시공원은 자연이 가진 생태계를 옮겨와 도시에 자연을 이식하는 수준으로까지 진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아파트단지의 경우에도 과거와 같이 법적 조경면적을 채우는 수준의 조경이 아니라 특화정원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어 이전의 아파트 외부공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화정원은 주민들이 개인정원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진화된 양상을 보입니다. 공공정원의 개념이 확산하게 된 공은 각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정원박람회로 돌려야 합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서울정원박람회, 순천 대한민국 한평정원페스티벌, 태화강정원박람회, 청주가드닝페스티벌은 정원이라는 개념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달픈 삶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었으며, 박람회를 주최한 지자체는 정원을 가꾸는 즐거움을 시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해준 공공정원 확산의 공로자들입니다.
이러한 정원박람회는 급기야 LH공사나 도로공사 같은 공공기관에서도 참여하게 유도하여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공공정원이 활성화된 또 다른 공로자는 대형건설사들입니다.
이들은 그저 그런 아파트의 조경공간을 특화정원이라는 개념으로 차별화하고, 주민들이 언제라도 정원에 담겨있는 자연성과 아름다움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이제 아파트단지에서도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꽃들을 볼 수 있고, 깊은 산속에서나 볼 수 있는 시냇물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뒷동산을 장식하는 사초들의 군무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특화정원에는 옥외거실의 기능을 하는 공간까지 만들어 답답한 집에서 벗어나 시원한 바람을 쐬기도 하고, 꽃들의 향기를 맡기도 하며, 별빛의 영롱함을 접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어디 그것뿐인가요. 아파트 한 편에 키친가든을 만들어서 수확하는 즐거움까지 선사하고 있으니 아파트에 살아도 시골에 지어 놓은 전원주택에 사는 것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정원이 주는 즐거움은 현재진행형에 있습니다. 정원은 항상 변화하는 과정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원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야 그것의 변화되는 하나하나의 과정을 볼 수가 있고, 그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정원박람회를 하면서 집에서 가까운 공원에 조성한 작가정원이나, 아파트 단지 내에 조성한 특화정원은 정원이 변화하는 하나하나의 순간들을 볼 수 있도록 하여 정원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공공정원은 도시재생의 한 수단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며,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적 관점에서 계속 진화될 것입니다. 그러한 공공정원에서 얻어지는 정원이 주는 즐거움은 척박한 인생살이에서 맛볼 수 있는 한 모금 감로수와도 같은 것입니다.
지글까지 시사호남뉴스 김근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