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보전총회서 국제무대 첫 발…순천만습지·국가정원 경험이 세계적 모델로

[순천/시사호남] 조용호 기자= 순천시(시장 노관규)가 한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 가입하고, 제24차 세계자연보전총회(WCC, World Conservation Congress)에 대표단을 파견해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노관규 순천시장이 딘도 캄필란(Dindo Campilan) IUCN 아시아지역책임자와 양자회담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순천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노관규 순천시장이 딘도 캄필란(Dindo Campilan) IUCN 아시아지역책임자와 양자회담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순천시]

순천시는 이번 행보를 통해 30여 년간 일궈온 생태도시의 성과를 국제무대에 알리며, ‘지속가능한 생태문명도시’라는 미래 비전을 세계와 공유하게 됐다.

IUCN은 1948년 창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 네트워크로, 160여 개국 1,400여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자문권을 가진 UN 공식 옵서버로서 국제 환경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순천시는 지난 8월 정식회원 자격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IUCN의 일원이 됐다.

이번 성과는 순천시가 지난 수십 년간 추진해 온 순천만습지 보전, 국가정원 조성, 생태문명 정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특히 IUCN이 강조하는 자연기반해법(NbS, Nature-based Solutions)을 선도적으로 실천한 도시로 평가받으며, 세계 지방정부들과 경험과 정책을 공유할 수 있는 공식 통로를 확보했다.

순천시 대표단은 지난 9일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에서 열린 총회 개막식에 VIP로 초청받아 참석,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지방정부로 국제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개막식에는 라잔 칼리파 알 무바라크 IUCN 회장을 비롯한 각국 정부대표, 국제기구 인사 등 6,000여 명이 함께했다.

총회 기간 동안 순천시는 스튜어트 매기니스 IUCN 부사무총장, 딘도 캄필란 아시아지역 책임자와 단독 면담을 갖고 순천만 보존과 생태문명정책, 국제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또한 무손다 맘바 람사르 협약 사무총장, 국제두루미재단(ICF)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순천만이 국제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보전 사례임을 다시 확인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순천은 흑두루미와 같은 비인간 존재와도 신뢰를 쌓아 서로 가까이에서 만나는 경험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과 정책을 IUCN과 함께 전 지구적 논의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IUCN 관계자는 “순천시의 가입은 세계 무대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다른 지역들도 순천의 사례에 힘입어 도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단순한 회원 가입을 넘어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세계유산축전 등 순천시가 쌓아온 생태 자산을 국제 협력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시는 앞으로 IUCN 회원 자격을 기반으로 국제공동연구, 정책교류, 생태도시포럼 개최 등 글로벌 협력사업을 추진하며, “지방정부가 세계 환경 거버넌스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호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