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브랜드 가치 직격탄, 장기 불황 우려
[여수/시사호남] 전국적인 관광지로 명성을 쌓아온 여수가 최근 불친절과 위생 불량 논란으로 심각한 신뢰 위기에 처했다. 걸레를 수건으로 제공한 숙박업소, 음식점의 2인분 강매, 남은 반찬 재사용 등 잇단 사건이 알려지면서 ‘로맨틱 바다 도시’의 이미지는 한순간에 추락했다.
관광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일회성 위생 점검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서비스 산업의 근본적인 신뢰가 무너지면, 부정적인 인식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관광객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여행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여수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최근 여수 관련 부정적 키워드 검색량이 급증했고, 숙박 예약 취소율이 평소 대비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여수는 숙박·외식·레저 등 관광 서비스업이 지역 경제의 핵심 비중을 차지하는 도시다. 서비스 품질이 곧 도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불친절 도시’라는 낙인은 장기적인 매출 감소와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재방문율이 낮아지고, 단체 관광·MICE(회의·전시) 유치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 상인들도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중앙동 한 음식점 주인은 “한 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린다”며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려면 모든 업종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수시가 관광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비스 교육 의무화 ▲위생·친절 등급제 도입 ▲민원 즉시 공개 시스템 등을 통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여수시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관광 신뢰 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부정적 이미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는 앞으로의 행정 대응과 민간 참여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