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브랜드 가치 직격탄, 장기 불황 우려

[여수/시사호남] 전국적인 관광지로 명성을 쌓아온 여수가 최근 불친절과 위생 불량 논란으로 심각한 신뢰 위기에 처했다. 걸레를 수건으로 제공한 숙박업소, 음식점의 2인분 강매, 남은 반찬 재사용 등 잇단 사건이 알려지면서 ‘로맨틱 바다 도시’의 이미지는 한순간에 추락했다.

지난 7일 여수시 관내 음식. 숙박업소 친정 실천 자정 결의대회 직후인 9일,  교동 소재 한 음식점에서 손님이 먹다 남긴 반찬을 재사용하다가 적발됐다. [사진=여수시]
지난 7일 여수시 관내 음식. 숙박업소 친정 실천 자정 결의대회 직후인 9일,  교동 소재 한 음식점에서 손님이 먹다 남긴 반찬을 재사용하다가 적발됐다. [사진=여수시]

관광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일회성 위생 점검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서비스 산업의 근본적인 신뢰가 무너지면, 부정적인 인식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관광객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여행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여수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최근 여수 관련 부정적 키워드 검색량이 급증했고, 숙박 예약 취소율이 평소 대비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여수는 숙박·외식·레저 등 관광 서비스업이 지역 경제의 핵심 비중을 차지하는 도시다. 서비스 품질이 곧 도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불친절 도시’라는 낙인은 장기적인 매출 감소와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재방문율이 낮아지고, 단체 관광·MICE(회의·전시) 유치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 상인들도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중앙동 한 음식점 주인은 “한 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린다”며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려면 모든 업종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수시가 관광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비스 교육 의무화 ▲위생·친절 등급제 도입 ▲민원 즉시 공개 시스템 등을 통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여수시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관광 신뢰 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부정적 이미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는 앞으로의 행정 대응과 민간 참여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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