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MBC 현실화되나”…여수시장 침묵 속 순천시민 기대감 고조
- 여수MBC 순천 이전설에 지역 분위기 엇갈려…순천시민들 “콘텐츠·관광·브랜드, 모두 긍정적

[시사호남 데스크 칼럼] 지방 방송사 하나의 이전 움직임이 지역사회에 미묘한 긴장과 기대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용호 시사호남 발행인.
조용호 시사호남 발행인.

최근 불거진 여수MBC의 순천 이전설이 바로 그것이다. 여수에서는 침묵이, 순천에서는 환영이 공존하는 기이한 온도차가 이 사안을 단순한 이전 문제 이상으로 만들고 있다.

순천에서는 환영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순천만국가정원 인근으로 방송국이 들어설 경우 도시브랜드 상승, 관광 콘텐츠 시너지, 문화 인프라 확장 등 다층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실제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순천MBC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도시 브랜드와 콘텐츠 산업은 오늘날 지역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축이다. 순천은 이미 ‘국가정원 1호 도시’라는 상징을 통해 자연과 생태 기반의 도시 전략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방송국이라는 미디어 인프라가 더해진다면 그 상징성과 파급력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순천이 미디어 중심 도시로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반면 여수는 묘한 침묵 속에 빠져 있다. 정기명 시장을 비롯한 여수시 행정라인은 지금껏 뚜렷한 대응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여수시의회는 MBC 이전설에 대해 강한 반발을 표명했지만, 정작 시장의 입은 굳게 닫혀 있다. 이는 지역사회의 우려와 불안을 더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여수MBC 이전이 KBS 여수방송국 폐국에 이은 언론 기반의 추가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수의 미디어 인프라가 사실상 공동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 시장의 미온적인 태도는 ‘무대응이 곧 방관’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이 사안은 단순한 방송국 이전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도시의 미래 전략과 자존심, 콘텐츠 시대의 지역 정체성이 충돌하는 상징적 사건이다. 순천이 조용히 기대감을 키우는 사이, 여수는 마땅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지역 언론은 지역의 눈과 입이다. 그 존재 기반이 옮겨간다는 것은 도시의 의제 설정과 여론 형성 주도권이 달라지는 일이다. 

여수MBC의 향후 결정이 단지 ‘주소 이전’에 그치지 않을 이유다. 순천과 여수, 두 도시의 대응 차이가 이 사안을 어떻게 결론짓게 할지, 우리는 그 결과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

이에 여수MBC는 “방송사 경영 전반이 어렵고, 현재 여수 사옥이 노후해 유지 보수에 한계가 있다”며 “여수와 순천 양쪽 모두 수차례 협조를 요청했고, 다양한 대안을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순천시로의 확정된 이전 계획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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