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MBC “확정된 바 없어”…순천시 “공식 제안 시 긍정 검토 가능”
- 여수지역사회 “상징성·파급력 큰 문제…공론화 필요”

[여수/시사호남] 지역 대표 방송사인 여수문화방송(이하 여수MBC)의 순천 이전설이 다시 불거지면서 지역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여수MBC 사옥. [사진=여수시]
여수MBC 사옥. [사진=여수시]

내부적으로 직원 대상 설명회가 열렸고, 순천시의 특정 장소까지 거론되는 등 현실화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복수의 인터뷰와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여수MBC는 최근 전 직원 대상 사업설명회를 열고, 사옥 이전 관련 내용을 공식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수MBC 내부적으로는 순천 이전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C 측은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여수MBC 경영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방송사 경영 전반이 어렵고, 현재 여수 사옥이 노후해 유지 보수에 한계가 있다”며 “여수와 순천 양쪽 모두 수차례 협조를 요청했고, 다양한 대안을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순천시로의 확정된 이전 계획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수MBC 문수동 사옥은 1991년 신축된 이후 30년 넘게 사용돼왔으며, 시설 노후화와 공간 협소 등의 문제로 오랜 기간 신사옥 이전 논의가 이어져왔다. 

여수MBC는 그동안 여수 내 타 지역으로의 이전을 검토하며 여수시에 종 상향(1종→2종 주거지역)을 요청했지만, 특혜 논란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수MBC가 해당부지를 매각해 이전을 추진하려면 용도지역 변경을 통한 부동산 가치 상승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그러나 여수시는 “형평성 문제와 특혜 시비를 우려해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을 수년째 유지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순천시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순천시의 한 관계자는 “여수MBC에서 순천 이전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해왔으며,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고 있는 ‘습지센터 인근 임대 방안’ 등이 내부 검토된 것은 없다”며 “아직 공식 제안은 없지만, 제안이 오면 시 차원에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지역 간 갈등을 우려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분위기상 순천MBC로의 전환을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뉘앙스도 감지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지역 언론계와 시민사회는 ‘구체적 이전 로드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일부 여수MBC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방통위 이전 심의 신청과 내부 주주총회 계획이 거론되고 있으며, 상당 수준의 시나리오가 마련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여수시와 여수시의회는 사안의 중대성에 주목하고 있다. 백인숙 여수시의회 의장은 “여수MBC 측에서 이전 계획이 없다고 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순천시와 협의했다는 이야기가 나와 놀랍다”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역 공론화와 함께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백 의장은 “여수MBC의 타 지역 이전이 현실화된다면 지역 언론 기능과 이미지에 큰 손실이 우려된다”며 “오는 11일경, 여수시와 정기명 시장이 여수MBC 측 요구사항을 경청하고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에서는 이미 ‘KBS 여수방송국’의 이전 전례가 있어 MBC마저 순천으로 이전할 경우 상징성과 지역 위상, 문화 생태계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수지역의 한 인사는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공공기관 이전은 민감한 문제”라며 “언론의 공공성과 시민의 권익,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수MBC는 1970년 여수시 중앙동에서 개국한 이후, 전남 동부권 대표 민영방송사로서 지역문화와 여론 형성에 기여해온 방송국이다. 

하지만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급변과 방송 수익구조 악화로 생존 전략 차원에서 ‘이전’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수MBC의 공식 입장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순천시와의 소통 정황이 확인되며 지역 간 갈등이나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공식 발표와 지역민 대상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한편 여수MBC는 “방송사 경영 전반이 어렵고, 현재 여수 사옥이 노후해 유지 보수에 한계가 있다”며 “여수와 순천 양쪽 모두 수차례 협조를 요청했고, 다양한 대안을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순천시로의 확정된 이전 계획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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