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시 “갈등 최소화하되, 정식 제안오면 기업 유치 차원에서 협의”
- 여수MBC “민간기업 자율성 침해…진정성 없는 일방적 압박 거부”

[여수/시사호남] 여수시가 여수MBC 사옥 이전 문제와 관련해 ‘공론화 협의체’ 구성을 일방적으로 제안하고 23일까지 답변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여수MBC 사옥. [사진=여수시]
여수MBC 사옥. [사진=여수시]

여수MBC는 “민간기업 경영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며, 협의체 참여를 강요하는 듯한 압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다.

여수시는 여수시청, 시의회, 시민단체, 그리고 여수MBC가 참여하는 공론화 협의체를 구성해 ‘경영정상화’와 ‘사옥 이전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며, 그에 대한 답변을 23일까지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여수MBC는 “정해진 시한 내 참여 여부를 밝히라는 요구는 협의가 아닌 일방적 통보이며, 이는 경영 자율성을 훼손하려는 의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23일 여수MBC는 입장문을 통해 “방송 산업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경영정상화나 사옥 이전과 같은 의사결정은 기업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추진돼야 할 전문적 영역”이라며 “여수시는 이러한 구조를 무시하고 실효성 없는 협의체 구성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수MBC는 또 “공영방송이지만 상법상 주식회사이며, 민간 소주주의 지분이 절반에 가까운 구조에서 외부 단체와 공개적으로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MBC 측은 “회사는 이미 수년간 사옥 이전을 위해 시와 협의를 지속해 왔으며, 지난 15일 간담회에서도 정기명 여수시장이 이를 인정하고 사과까지 했다”며 “그런데 불과 이틀 만에 여수시가 전면적으로 다른 입장을 내놓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순천시의 입장도 주목된다. 순천시는 여수MBC 이전과 관련된 여수시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여수MBC가 공식적으로 순천 이전을 제안하거나 입장을 밝히는 경우, 이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라며 “이후 시민 의견 수렴과 여수MBC 측과의 협의를 통해 문화콘텐츠 기업 유치라는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여수MBC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이전 움직임에 대해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조율 중이며, 사전에 일체의 압박이나 ‘당겨오기’식 유치가 없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기업 자율성과 지역 상생을 고려한 절제된 대응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여수MBC의 순천 이전은 단순한 이전 문제가 아니라 지역 콘텐츠 생태계 전환과 경제적 파급 효과를 동반한 중대한 사업이다. 

순천은 이를 계기로 ▲콘텐츠 산업 중심도시 도약 ▲청년 일자리 확대 및 유입 ▲지역 상권 활성화 ▲도시브랜드가치 상승 등 다양한 실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수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수의 상징이 사라진다”며 이전 반대 논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자의적 해석이며, 여수MBC가 순천으로 이전하더라도 여수 포함 동부권 전체를 아우르는 보도는 얼마든지 지속될 수 있다.

여수MBC 관계자는 “방송사 경영에 자치단체가 개입하는 것은 언론 자유와 기업 자율성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진정성 없는 일방적 협의체 구성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사태는 지역 언론의 자율성, 기업의 이전 자유, 그리고 지역 간 상생의 균형점을 찾는 문제로 귀결된다. 정치권의 감정싸움이 아니라 시민의 실익과 산업적 논리를 중심에 두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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