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방관하다 지역 갈등 부추기는 정 시장…“밀실 야합 프레임은 저질 정치” 여론 비등
[여수/시사호남] 여수MBC의 순천 이전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정기명 여수시장이 7월 24일 발표한 입장문이 되레 시민사회의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수년간 아무런 대응 없이 무관심으로 일관하다가, 이제 와서 '밀실 야합'이니 '여수 패싱'이니 하는 논리로 순천시와 여수MBC를 공격하며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무책임하고 퇴행적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여수MBC는 지난 2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정기명 시장이 제안한 협의체 참여 요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여수MBC는 입장문에서 “지난 수년간 방송사 존치를 위한 행정적 협조나 대안 요청에 여수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이제와서 순천 이전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의체 구성 제안은 시기적으로 촉박하며 진정성보다 정치적 계산이 우선된 조치로 보인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시장은 하루 뒤인 24일, 순천시와 여수MBC가 ‘밀실에서 야합’을 했다는 주장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 시장은 “여수시민을 패싱하고 지역 여론을 무시한 결정이며,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공론화하는 최소한의 절차도 무시했다”며 여수MBC의 결정이 비도덕적이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정 시장의 대응에 대해 “수년간 관심조차 보이지 않다가 언론·시의회에서 비판이 쏟아지자 여론을 모면하려는 정치적 쇼”라는 비판이 여수 지역사회에서 들끓고 있다.
특히 “정 시장이 그간의 무책임을 감추기 위해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여론은 날로 확산 중이다.
시민사회는 “정기명 시장이 순천 시민과 여수 시민 간 감정을 자극하며 갈등 프레임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지역 언론 관계자는 “정 시장의 입장문은 저질 정치의 표본”이라며 “시장이란 자리가 시민 통합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자리인데, 정치적 책임 회피를 위해 지역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시장이 언급한 ‘특혜성 종상향 요구’ 논란 역시 반박에 부딪히고 있다. 여수MBC 측은 “수년간 정식 절차를 통해 사옥 부지의 용도 변경을 요청했으나 시가 일관되게 무관심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정 시장은 해당 요청이 특혜 논란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위한 대안 제시나 소통 시도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정 시장의 뒤늦은 반응은 지역의 방송 주권 논의를 방해하고,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로 읽히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감정을 이용해 ‘지역 대 지역’의 대립 구도로 몰아가는 것은 지방행정 수장의 태도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한편 여수MBC의 이전 결정은 단순한 경영 판단만이 아닌, 여수시와의 관계 단절과 행정적 소외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여수MBC는 “시가 요청한 협의체는 이미 실효성이 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늦장 대응이 아닌, 방송사의 독립성과 지역성과 공공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라고 강조했다.
여수시민들 사이에서는 “정 시장은 정치를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사태를 풀어야 한다”며 “언론에 대한 통제 시도나 정치적 꼼수가 아닌, 과거의 무책임을 반성하고 시민과 함께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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