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유기견 보호 실태, 비닐하우스 속 폭염·혹한 ‘방치’…‘감동시대’ 슬로건 ‘시민 기만’
- 유기동물 보호가 아닌 죽음의 수용소?

[광양/시사호남] 정인화 광양시장이 내세운 '감동시대, 따뜻한 광양'이라는 슬로건은 거짓과 기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닐하우스로 설치된 광양시 유기동물 임시보호시설 내부. [조용호 기자]
비닐하우스로 설치된 광양시 유기동물 임시보호시설 내부. [조용호 기자]

광양시는 유기견 보호시설을 수년째 비닐하우스로 운영하면서, 여름엔 찜통더위, 겨울엔 혹한 속에서 동물들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일부 확인되었다. 이는 명백한 동물 학대이자, 지방정부가 앞장서서 동물을 학대하는 극단적인 사례라는 비평이 쏟아지고 있다.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까지 유기동물을 동물병원에 위탁해 관리했으나,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2019년부터 봉강면 지곡리에 ‘임시 보호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7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임시'라는 명목 아래 열악한 환경이 방치되고 있으며, 사실상 동물들의 생지옥으로 전락했다.

이곳에서는 최대 50마리의 유기견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보호보다는 '방치'가 더 적절한 표현으로 보인다. 

보호기간 10일이 지나면 입양되지 않은 개들은 안락사되거나, 질병으로 자연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보호가 아니라 학살에 가까운 현실이다.

광양시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총 1,266마리(개 1,219마리, 고양이 46마리)의 유기동물을 포획했으며, 이 중 456마리가 자연사하고 337마리는 안락사되었다. 

결국 793마리가 구조된 뒤에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유기동물 보호소가 아닌 죽음의 수용소나 다름없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임시 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A 모(여)씨 "과거에는 자연사와 안락사가 훨씬 많았으나, SNS 홍보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44마리를 입양 보냈다"며 "매일 물청소를 하며 조금이나마 나은 환경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시의 지원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또 A씨는 “동물들에게 지하수를 마시도록 할 수가 없어서, 물과 사료 등 기본적인 용품은 유기견 관련 메신저(SNS)를 통해 회원들에게 지원 요청하면 십시일반 모아 충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광양시 유기동물 보호소 내부 일부 영상입니다. 시사호남TV로 영상 보도를 준비 중이며, 이번 영상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짧게 편집 보도합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열악한 보호시설을 관리하는 인력이 단 한 명(임시직)뿐이라는 점이다. 이 관리인은 주간에만 근무하며, 야간에는 동물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렇게 방치된 유기동물의 위생 상태는 엉망이며, 동물들의 복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아니라, 이곳에서 발생하는 배설물은 정화시설 없이 서천변과 인근 농지에 무단 방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명백한 환경오염이며, 광양시는 동물 보호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에서도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간접증거다.

광양시의 이러한 무책임한 행정은 시대의 흐름에도 역행하고 있다. 2023년 국정감사에서 전국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600만 가구로 조사됐다. 

또 전라남도의 경우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이 18.0%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시대에, 광양시는 여전히 유기동물을 방치하고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수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정화시설 없이 배설물을 그대로 인근 농수로에 흘려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임시보호소가 아닌 건축물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시의 이러한 동물 학대 등 유기견 임시보호시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변명할 여지가 없어보인다.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B씨(읍 거주)는 “시가 실질적인 동물 보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유기동물 임시보호소의 환경 개선과 보호기간 연장, 그리고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등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이어 “정 시장은 '감동시대'와 '따뜻한 광양'이라는 허울뿐인 슬로건을 남발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유기동물에게 '생지옥'의 고통을 주지 않을 수 있도록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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