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시민 건강 외면한 채 이윤만 추구…이제는 폐쇄된 회처리장 위에 LNG발전소까지?
[여수/시사호남] 수십 년간 여수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터전을 침해해온 한국동서발전 호남화력본부가, 이제는 폐쇄된 석탄발전소 자리에 또다시 LNG발전소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밀어붙이면서 지역사회의 공분이 들끓고 있다.
지역사회의 고통과 희생 위에 세워진 이익 구조, 그리고 공공성을 상실한 공기업의 무책임한 태도가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호남화력 석탄발전소는 여수국가산단에 24시간 산업용 전력을 공급하며 동력의 핵심 역할을 했지만, 그 이면에는 미세먼지, 유해가스, 끊이지 않는 소음과 조도 공해, 환경 파괴, 시민 건강 악화가 도사리고 있었다.
송하진 여수시의원은 시의회 본회의에서 “한국동서발전은 단 한 번도 시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한 적이 없다”며 “공기업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지역민의 고통에 무감각한 이윤 추구형 괴물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석탄화력 인근에 수십 년간 거주한 시민들은 장기적인 대기오염에 노출돼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에 시달리고 있으며, 회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지하수 오염도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이 모든 환경 리스크와 건강 피해는 지역 주민들이 오롯이 감당해야 했던 고통이었다. 그러나 한국동서발전은 어떠한 설명도, 사과도, 재발 방지 약속도 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발전소 가동 종료 이후에도 계속됐다. 발전소 해체 과정에서 올해 초 실제로 화재가 발생, 여수산단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인화성 물질 관리 부실, 방진막 미설치, 통제 실패 등 총체적인 부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한국동서발전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공기업으로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는 이러한 행태에 대해 송 의원은 “이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공기업의 모습인가?”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한국동서발전이 이제는 기존 회처리장 부지에 LNG발전소를 새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사실상 오염의 중심이었던 부지를 또다시 공해의 진원지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 계획이 탄소중립과 RE100을 추구하는 국가 정책 기조를 정면으로 위배한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언한 “2050 탄소중립 실현”과 “신재생에너지 체계 구축”이라는 국가 비전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공분을 더하는 대목은 석탄발전소 회처리장 복토 의무가 국가 방침상 면제되면서, 한국동서발전이 약 30만㎡, 축구장 40개 규모의 복토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비용으로, 공기업이 국민의 생명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시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송 의원은 “수십 년간 지역 환경을 파괴하고 주민 건강을 위협한 데 이어, 그 회처리장 위에 또 다른 발전소를 짓겠다는 것은 여수를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또 이어 “여수는 더 이상 공해와 위험을 감내하는 희생양이 되어선 안 된다. 지금까지의 피해도 충분히 크고 뼈아팠다. 그런데 이제는 그 위에 또 다른 발전소를 지으려는 시도는 지역사회에 대한 모욕이며, 지속 가능한 도시 미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동서발전이 진정한 공기업임을 주장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당장 시민 앞에 사과하고, LNG발전소 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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